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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타, 뿌리칠 수 없는 매력_1.Snow(雪)
정우찬 2019-02-02

 

 

나에게 해외 스키장 경험을 묻는다면,​

... 

 

캐나다의 휘슬러블랙콤, 그라우스, 레이크 루이스, 노르퀘이, 선샤인 빌리지, 실버스타, 선픽스에서 스킹하였으며,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의 해븐리, 노스스타, 스콰밸리, 

콜로라도의 아스펜, 베일, 키스톤, 브레큰릿지, 비버크릭, 

유타의 알타, 스노우버드, 스노우베이슨, 디어밸리, 

와이오밍의 잭슨홀

 

이 정도면 북미의 유명 스키장들은 거의 둘러 보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엔 

일본의 니세코, 루스츠에서 스킹하였고,

뉴질랜드의 코로넷 픽, 리마커블스, 카드로나에서도 스킹하였다.

아쉽게도 아직 기회가 닿지 않아 유럽 지역의 스키장은 방문한 적이 없다.

 

하지만 

캐나다 휘슬러블랙콤에서 강사로 일하며 매 시즌 100일 이상 스키를 탔으니 

해외 스키장에서의 스킹 경험으로 따지면 가장 경험이 풍부한 사람에 해당될 것이다.

 

이런 나에게도 아키타에서의 경험은 특별하다.

이 곳에서 스킹하며 세계의 유명 스키장들과 다른 일본 스키만의 특징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일본 스키의 특징을 나는 S.O.F.로 정의한다.

바로 Snow, Onsen, Food 이다.

 

자, 지금부터 함께 아키타의 매력 속으로 뛰어 들어 보자.

 

 

1. Snow, 雪

 

아침에 눈을 뜨니 창 밖이 환하게 빛나고 있다.

창 밖을 보니 온통 설국이다.

입가에 미소가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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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없는 한국의 겨울은 얼마나 황량한가.

슬로프 옆의 마른 나뭇가지를 바라보며 한기를 차갑게 받아들여야만 했다. 

하지만

흰 눈은 솜이불처럼 차가운 한기를 감싸안아 준다.

그래서 눈덮인 겨울은 오히려 포근함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스키는 그런 눈 밭에서 즐겨야 제 맛이 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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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와코 스키장은 생각보다 아담했다. 

위에 보이는 맵이 다자와코 스키장의 규모를 짐작케 한다.

하지만 스키장의 규모가 그 스키장의 품격을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스키장이 주는 느낌은 직접 눈을 밟아 봐야 느낄 수 있는 것이고,

리프트를 타고 오르거나 함께 스킹을 하는 사람들의 말투와 표정으로 알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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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하우스에 걸린 아키타 미인의 사진은 스키장과 상관없어 보이면서도 친밀함을 준다.

스키장의 여신같은 느낌 혹은 안주인같은 느낌이다.

 

참, '아키타'를 생각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본을 대표하는 견종인 '아키타견'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아키타비진'도 머릿속에 담아 두어야 할 것이다.

'아키타비진'은 아키타미인을 의미하는데 교토미인,카가미인과 더불어 일본의 3대 미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교토미인과 카가미인이 잘 꾸며서 미를 나타낸 미인인 반면 아키타미인은 천연의 아름다움때문에 빛을 내는 미인이다. 

 

그럼 아키타에는 왜 이리 미인이 많을까?

눈이 많은 지역이란 다시말해 일조량이 적은 지역을 말한다. 

그러므로 햇빛에 타지 않은 피부가 하얀데다

아키타 사람들이 주로 먹는 츠게모노(야채절임)에는 미백효과가 탁월한 누룩이 많이 들어 있어 

그렇지 않아도 흰 피부를 더욱 빛나게 하기 때문이란다.

 

그러므로 다자와코 스키장은 아키타 미인처럼 상큼한 이미지로 남겨진다.

다음에 와서 이 사진을 본다면 친근하게 인사를 건넬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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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와코 스키장은 사람들을 환상속으로 끌고 들어갔다.

산안개가 온통 스키장을 뒤덥고

스키장으로 오르는 리프트 주위로는 상고대가 달린 산호초 닮은 나무들이 가득하다. 

내가 탄 리프트는 어느새 타임머신이 되어 나를 태우고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눈 쌓인 설원에서 신나게 뛰놀던 동심만이 내 육신을 가득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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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장의 정상에서 잠시나마 시야가 열리며 다자와 호수가 보인다.

다자와 호수는 드라마 '아이리스'를 통해 한국에도 많이 알려졌다.

아이리스와 관련된 많은 이름과 관광명소들이 다자와코 주변엔 널려 있다.

다자와코 스키장 또한 아이리스 겔렌데와 초급자 코스 이름으로 아이리스가 있으니 

아이리스 드라마를 보고 온다면 나름 재미난 추억 돌아보기 놀이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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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산환 작가)

 

다자와코의 눈은 아주 특별하다. 

적설량이 많으면서도 그리 무겁지가 않다.

허리 96mm의 올마운틴 스키로도 충분히 즐길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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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산환 작가)

 

파우더 스킹의 백미는 역시 허벅지까지 빠지는 버진 파우더를 달릴 때이다.

구름 위를 떠돌듯

무중력의 우주공간을 떠돌듯 

파우더 위에서 춤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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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산환 작가)

 

하지만 기술적으로는 

발바닥을 통해 느껴지는 아주 작은 압력을 통해

균형을 유지하고 

리바운드의 타이밍을 잡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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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산환 작가)

 

신설이 내린 지역일지라도 기존에 범프가 많은 지역은 파우더 밑으로 여전히 울퉁불퉁하여 스키를 다루기가 쉽지 않다.

반면에 범프가 적은 트리런 구간은 균일한 리바운드를 느낄 수 있어 타기가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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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산환 작가)

 

북미의 하늘을 가리고 서 있는 웅장한 침엽수들과 달리 활엽수가 많아 위압적이지 않다.

자연은 사람을 밀어내지 않는다.

다만 그 자연으로 사람이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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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산환 작가)

 

오전중엔 노란 쟈켓을 입은 일본인 현지가이드 사토상이 우리를 안내하여 주었다.

현지에서 로컬가이드를 써야하는 이유는 안전뿐만아니라 최상의 코스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슬로프 상황에 훤한 로컬 스키어들이라면 신설의 양에 따라, 스키어의 실력에 따라 최적의 코스를 설계할 수 있다.

좌측부터 제이슨티비 황주영 대표, 동아일보 조성하 기자, 한경석 대장, 필자, 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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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산환 작가)

 

오후엔 사토상의 안내없이 한국의 스키어들끼리 스킹하였다.

처음 방문하는 관광스키어들은 최대한 몸으로 맞부닥치며 임기응변으로 대처하여야 한다.

넓게 펼쳐진 다자와코 스키장의 설원은 파우더를 경험하기에 최상의 컨디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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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산환 작가)

 

눈(雪)은 눈(目)으로 보면 안된다. 

발로 느껴야(感) 한다. 

그래서 고수들은 이를 '발맛'이라 부른다.

우리가 사람을 만나 인사를 나눌때 손을 잡고 그 사람의 촉감으로 느끼듯이

스키어들은 발로 전해오는 파우더의 느낌을 통해 그 스키장과 인사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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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산환 작가)

 

아니스키장은 같은 아키타현에 위치하고 있지만 다자와코 스키장과는 거리가 꽤 떨어져 있다.

눈이 많은 산길을 차로 이동하는 것이 위험하기에 내륙을 잇는 내륙종관열차로 이동하는 것이 월등히 유리하다.

너도밤나무 숲을 신나게 달리는 파우더 트리런의 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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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산환 작가)

 

나무사이로 달리는 트리런은 대개 늦도록 파우더가 깨지지 않고 남아 있기에

 스키의 고수들이 선호한다.

하지만 좁은 나무 사이를 뚫고 달려야 하기에 충돌의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

특히 트리웰은 혼자서는 탈출이 불가능하므로 반드시 동행자가 함께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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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산환 작가)

 

스키 버디는 인생의 축복이다.

스키를 좋아해도 함께 즐길 친구가 없다면 얼마나 외로운가.

더군다나 백컨트리나 트리런처럼 동행자가 있어야만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스킹에선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

더군다나 이처럼 멋진 사진까지 평생 추억으로 남겨줄 수 있는 친구라면...

그저 보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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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산환 작가)

 

숲 속은 그저 고요하다.

조용히 나를 반기고 있다.

하지만 그 곳에 도달하기 위해 스키어는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하여야 하는가?

많은 열정을 들여 기술을 갈고 닦고,

많은 시간을 들여 정보를 모으고,

많은 재물을 들여 장비를 구비하고,

많은 술을 들여 스키 버디를 만든다.

 

그리하여 찾은 스키의 행복이다.

 

아키타의 다자와코와 아니스키장은 

이처럼 스키어의 행복을 넘치도록 안고 있는 보물같은 곳이다.

그러니 

스키어라면 그 유혹을 뿌리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