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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스키여행(6)
이*수 2017-02-17

부 제 : 꽃보다 아는형님

여행장소 :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스키여행

여행기간 : 2017.01.07 - 01.15(7박9일)

참 가 자 : 기태형, 래현형, 재욱형 그리고 병수(나)

 

 

 

 

+6일차

온몸이 욱시욱신. 약발로 버티고 있는것같다.

어제 한국친구들이랑 즐거운 시간 갖느라 좀 늦게 잤더니 4시반 정도에 눈이 떠졌다.

온몸이 천근 만근이다. 눈은 떠져있으나 떠져있는게 아니었고 일어나고 싶은 생각도

전혀없다. 그렇다고 누워있자니 힘들다.

헐어있던 기태형의 코밑은 이제 입술 전체에 물집으로 번졌다.

나도 피곤하면 입술이 먼저 부르트기 때문에 기태형 약을 계속 발랐는데 급기야 오늘 아침엔

아랫입술에 커다랗게 물집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피곤해서 밴드에 일기를 쓰기도 싫었다.

어쨋든 아침은 먹어야하니 일어나서 오늘 일과를 시작한다.

아침도 잘 먹히지 않는다.

스키 마지막 5일째이다

오늘은 슈릭2000 스키장으로 결정했다. 이 스키장은 비교적 가까운곳에 있다.

스튜바이어 글레이셔, 악사마 스키장 등이 이 스키장을 지나간다.

그래도 셔틀버스 출발은 8시 50분으로 너무 늦어 오늘도 옐로우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중앙역 앞 버스 정류장은 기차역에서 나오는 출근하는 사람들로 많이 붐볐다.

 

 

그동안 공짜로 시내버스를 타고 다녔는데, 도대체 공짜인지 아닌지 오늘은 확인을 해봐야 했다.

앞에 스키들고 타는 사람들을 곁눈질로 보니 다들 돈을 내고 타는것이었다. 그렇다면 우린 그동안 무임승차한것이었나? 어제 운전사한테 화까지 내면서 내렸는데..

어쨋든 오늘은 왕복 28유로(4인)를 계산하고 떳떳히 탔다. 스키를 타러 가면 어짜피 와야되니 왕복을 끊어준다.

그러니 올 때는 표검사를 하지 않는 모양이다.

날씨는 썩 좋지 않았고 안개가 뿌옇게 끼어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안개가 걷힐거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썩 희망적이지 않다.

지금까지 첫날 빼고는 아주 화창한 날씨로 신의 도움이 따라주는것만 같았다.

스키장으로 가는 도중 래현형한테 오늘 새벽 내가 힘들어서 글을 못올렸다고 밴드에 글좀 올리라고 했다. .

그랬더니 이렇게 올렸다.

‘병수가 죽었다. 기태는 글로벌 대한민국을 위해 밤새 달렸고, 재욱이는 원래 죽어있었다. 내가 살아있음을 밝힌다. 병수가 살아나면 일기는 계속될것이다’ 하고 어제 저녁 육사생도 녀석들, 네덜란드 유학생, 간호사와 찍은 사진과 함께 스키장사진을 올렸다.

래현형님의 글을보고 재욱형이랑 박장대소를 했다. 어디 이보다 더 적절한 말이 있었던가. ㅋㅋㅋ 우리 회원님들, 아마 어제의 사진에 여성이 등장하여 모두들 궁금해 미칠것이다.

죽었다는 말에 약간의 걱정과 함께.. 하루종일~

어제의 육사생도들과 네덜란드 유학생, 그리고 간호사는 어제 너무나 즐겁고 고마웠다는 카톡을 재욱형 폰으로 해왔다. 기특하다..

육사생도들은 다른 지역으로 여행가기로 되어있었고 네덜란드 유학생과 간호사는 어제 우리가 갔던 스키장으로 가기로 되어있었다. 그런데 육사생도 녀석들과 다함께 스튜바이 그레이셔 스키장으로 가는 버스에서 다 만났단다.

무슨일인가 했더니 어제 스키장에서 리프트권 잃어버린 녀석이 거기에 지갑을 놓고 와서 지갑찾으러 급하게 가게됐다고 한다.

찾았다고 하니 다행이다..

정말 이런 녀석에게 우리 국가와 국민의 안녕을 맏겨도 되나하는 자괴감이 또다시 들었다.

안개는 점점 걷혀가고 있었다.

거리도 비교적 가까운 편이어서 약 8시 40분경에 스키장 아래 마을에 도착하였다.

셔틀버스는 스키장으로 바로가는데 엘로우버스는 마을에 정차하기 때문에 슈릭2000에서 내려오는 셔틀버스로 갈아타고 2-3분 정도 더 올라가야된다.

어제 10시가 다되어서 도착한 것에 비교해보면 아주 빠르게 도착한 편이었다.

셔틀버스정류장에는 어린아이들이 30-40명 가량 스키장 가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셔틀버스가 오자 한국아이들과 거의 똑같이 장난꾸러기처럼 버스에 올라탄다.

재욱형 앞에 여자아이 2명이 나란히 앉아 있길래 재욱형이 몇 살인지 물어본다.

한아이가 대답하려고 하니 옆에 앉아있는 아이가 째려보며 입을 막는다.

재려보며 대답하지 말란다.

얼마나 이쁘던지. 완전 인형들이다.

한 아이는 계속해서 물어보는것에 말하려고 하는데 옆아이는 계속 말을 못하게 잡아챈다.

반대쪽에 있는 남자아이가 Hi 하며 인사를 건넨다.

도저히 나이를 가늠할 수가 없다. 몇 살인지 물어보니 대답을 안할것 같아 6살이냐고 물어봤다.

아니란다.

'7살? '

'no. '

'8살?'

'no.'

'그럼 몇 살인데' 하고 물으니 10살이란다. 생각보다 나이가 많다.

그사이 스키장에 도착했다.

이곳 인스부르크 스키장의 특징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곤돌라를 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주 편하게 되어있다.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는동안 햇빛이 나기 시작했고 고도가 높아지자 곤돌라는 구름을 뚫고 올라간다.

순간 주변이 보이지 않아 첫날의 아픈 기억이 떠올랐으나 구름을 지나자 지금과는 또다른 알프스의 풍광이 펼쳐진다.

어제까지는 깍아지른듯한 절벽과 같은 알프스였다면, 이곳은 전나무의 풍부함이 어우러진 아주 아름다운 스키장이었다. 힘이 빠진 상태에서 타기에 알맞게 슬로프 경사도도 그리 심하지 않았고 진짜 우리가 얘기하는 중급경사도와 초급경사도가 적절하게 어우러져 오늘은 fun 스키를 즐길 수 있었다.

나무 사이로 초급 트리런을 할 수 있는곳도 많이 만들어놨고 가족 스킹에 적합하게 구성되어 있었다.

 

 

 

 

 

 

 

 

 

 

 

 

 

- 어린 친구들이 레이스 활강 훈련을 하고 있는데 실력이 장난이 아니다.

 

 

 

 

 

 

 

 

산 정상에 있는 휴게소는 우리가 그동안 보아왔더 달력의 사진 그 이상이었다.

- 식당 옥상에서 한껏 햇빛을 받고 경치를 즐겼다.

더이상 스키 타는것을 그만두고 그곳에서 여유를 즐겼다. 사진을 찍고 또찍고, 아무리 찍어도 그 감동을 카메라에 담아낼 수가 없었다. 아주 최고의 휴식과 힐링 장소였다. 한시간을 넘게 의자에 누워 여유로움을 즐겼다.

점심 식사도 이곳 휴게소에서 먹었다.

식사를 하려고하는데 스투바이어 글레이셔 스키장으로 갔던 네덜란드 유학생 헌호한테 카톡이 왔다.

같이 간 간호사가 한번 타고 못타겠다고, 내려가자고 한단다.

그럴줄 알았다.. 그 친구는 이 스키장을 왔어야 됐다.. 이 스키장이 딱이다.

하지만 관광목적이라면 스투바이어는 꼭 가봐야할 스키장이다.

- 맛에 대한 실패가 없었던 닭 구이. 어디를 가나 맛있다.

점심식사를 하고 뒷뜰에서 알프스를 배경으로 충분히 휴식을 취한 후 앞쪽으로 나오는 중에 카페가 보였다.

아가씨가 엉덩이를 실룩실룩 흔들어 대며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흥이 많은 아가씨이다.

우리는 흥이 많은 한국 사람. 앞에서 같이 춤을 춰줬더니 더 신나게 흔든다.

참 친절한 아가씨이다. 커피한잔 시켜 마시며 사진도 같이 찍었다.

 

 

기태형은 여전히 낮은자세의 카빙으로 카빙숏턴, 카빙 미들턴으로 그 긴 슬로프를 내려간다. 아주 허벅지 터져나간다.

 

 

 

 

 

 

 

 

 

 

 

 

 

 

 

.

 

재욱형이 뒤에서 카메라를 들고 동영상을 찍으며 따라가는데 중간에 노인 부대들을 지나친다. 기태형이 스키 탈 때에는 여기 스키장의 모든 사람들이 멍하니 쳐다본다. 멋있다고 생각하거나 미친놈이라고 생각할 것인데 아마 전자일 것이다. 엇그제 일기에서도 언급했지만 여기 대부분 사람들은 예숙 누님 스타일로 타고 선수들은 완전 활강, 아니면 비압설 스킹을 즐기는데, 자세 바짝 앉아서 넓은 진폭으로 왔다갔다 하면서 타는데 직할강하는 일반 스키어보다도 빠르니 얼마나 멋지고 신기해 보이지 않겠는가.

이때 노인 부대 사이에서 유심히 바라보는 할아버지가 계셨다. 조금있다가 이 할아버지가 기태형 흉내를 내시더니 기태형을 그대로 따라하시는 것이었다. 거의 다 내려와서 얘기를 나눠보니 이 할아버지 나이가 무려 85세나 되신다고 하신다. 그 연세에 스키타는것도 신기한데 기태형이 타는걸 보고 바로 따라할 수 있다는것 자체가 경이로왔다. 우리한테 오더니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고, 어떻게 타는지 물어보시고, 선수냐고 물어보시고 상당한 관심을 보이셨다. 알고보니 그 할아버지는 왕년에 스키 코치까지 하신 분이었는데 기태형이 하는걸 보고 신기해서 따라하셨다고 한다.

 

- 오른쪽 파란 스키복을 입은 할아버지 연세가 85세이다.

 

 

내려와서 함께 사진도 찍고, 중간중간 먹으려고 사갔던 인삼 잴리를 몽땅 다드렸다. 마침 주머니에 경옥고 한개가 있어서 한국의 불로장생약이라고 하고 특별히 그 할아버지께 드리니 너무너무 좋아하셨다. 연락처를 주고 받고 서로 사진찍은 것을 보내주기로 했다.. 담에 놀러가면 재워주시겠지? 비행기표만 구하면 이제 인스부루크 가는길은 일본보다 싸게 갈 수 있게 되었다.

참으로 우리 회장님의 친화력은 이제 완전히 글로벌화 되어버렸다. 어제는 한국 청소년들의 미래를 위한 컨설팅이었다면 오늘은 유럽 노인분들의 건강과 스키문화의 발전을 위하여 애쓰신 회장님 존경한다.

이렇게 아무도 다치지 않고 5일간의 스킹을 안전하게 마치고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 프론트 아가씨와 함께

내일 하루는 인스부르크 시내투어이다. 그동안 스킹을 끝내고 매일 저녁마다 인스부르크를 돌아다녔다. 이제는 완전히 우리동네다. 오늘도 시내 순찰을 나선다.

 

 

2시간의 저녁식사도 이제 완전히 적응되었다. 2시간동안 내내 식사하면서 하루 하루 즐거웠던 순간들을 이야기하였다. 술도 정말로 와인하고 맥주만 마셨다. 돌아다니면서 맥주, 저녁에는 와인, 나는 농담인줄 알았더니, 이 형님들 정말 와인만 시켜먹는다.

 

- 먼저 나온 빵 먹다가 스푼 포크가 너무 많아 사진에 담아봤다. 언제 뭘 사용해야 할지. 공부 좀 해야겠다.. 바깥부터 사용하란 말은 들었는데...

 

 

 

 

 

 

 

재욱형님은 순간순간 한국음식을 떠올리지만, 여기와서는 절대로 한국음식 먹지말자고 다짐하면서 왔기 때문에 모두들 침만 흘리며 잘 버텨왔다. 하루만 더 버티면 된다. 중간중간 승아와 선화씨의 한국음식사진으로 방해공작이 있었지만 이곳 현지음식 사진으로 맞대응하며 잘 버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