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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스키여행(7)-완결
이*수 2017-02-17

부 제 : 꽃보다 아는형님

여행장소 :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스키여행

여행기간 : 2017.01.07 - 01.15(7박9일)

참 가 자 : 기태형, 래현형, 재욱형 그리고 병수(나)

 

+7일차

오늘은 시내투어이기 때문에 여유롭게 일어나서 천천히 아침식사를 하러 내려갔다.

여전히 메뉴 하나 바뀌지 않은 아침뷔폐는 점점 더 손이 가지 않는다.

매일 똑같은 메뉴에 질려버린것도 있지만 스키를 타지 않는다는 해방감 때문인지 식사량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신기하다. 빵 한개와 우유에 씨리얼을 넣어 간단한 요기만 하고 아침식사를 마쳤다.

아깝다. 쩝. 형들은 거의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이젠 쳐다도 보기 싫은것 같다. 

 

 

 

 

 

그래도 난 내가 좋아하는 살라미인지 샬로미인지 생선초회 매일 먹는다. 다른 사람들은 비릴까봐 쳐다도 안보는..

그리고 초라해진 내 밥상. 나도 힘들다.

 

 

 

어제 저녁에 아주 예쁜 호텔 프론트 아가씨와 오늘 여행 계획에 대해 상의하고 교통편과 이용 방법에 대해 물어봤었다.

오늘은 스와브로스키 박물관(29유로/인)을 갔다가, 시내에서 보이는 알프스 정상에 오르고 싶다고 했다.(알프스 가는 기차(33유로/인)

그랬더니 프론트 아가씨가 이것을 모두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패스권( 39유로) 을 추천해줬다.

시티투어버스, 트램, 그리고 인스부르크 시내에 있는 대부분의 관광지를 무료로 24시간 내에 이용할 수 있는 패스권이다.

 

아침식사를 하고 방에서 외출준비를 했다. 이곳의 온도는 스키장에서는 더운데 시내 돌아다닐때는 상당히 춥다.

스키복에 내복을 입고 있어야 버틸만 하다. 내복 안입고 모자 안쓰고 저녁에 나왔다가 추워 죽는줄 알았다.

온도는 서울온도와 거의 비슷한것 같다.

 

기태형이 가방에 이것저것을 챙겨 넣는다. 나는 카메라와 삼각대를 챙기고 인스부르크 지도 등을 기태형 가방에 넣었다.

기태형이 들고 다닐거니 넣을 수 있는건 다 넣었다.

 

호텔방에서 나올 때 그 가방은 내가 메고 있었다. ㅠㅠ

 

오늘 코스는 스와브로스키 박물관, 시내에서 보이는 알프스 정상, 그리고 옆동네 티롤에 갈 계획이다.

프론트에서 1일 패스권을 4장을 구입했다. 시작 시점은 첫 버스를 이용하는 시간을 기록하면 되는데

우리는 어짜피 24시간내에 모두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재시간 그대로 기록하라고 한다.

그러면 볼펜으로 패스권에 날짜와 시간을 직접 써서 준다.

오늘 첫 여행지는 스와부로스키 박물관이다.

한국에서 여행계획을 세울때 이 박물관을 간다고 했더니 재욱형이 좋아한다.

 

'그래. 스키 박물관가서 스키의 역사도 보고 장비 발전 모습도 보고 좋다. 가자‘ 한다.

 

스와브로스키로 가는 셔틀버스는 중앙역 앞에서 탄다.

시간표를 숙지해야한다. 오전에 두번 있다. 박물관까지는 약 30-40분 정도 소요되는것 같았다.

한국 부부 한 팀이 있었고 한국여자 한명, 그리고 외국사람 서너명 타고 있었다.

한국 사람들에게 말을 걸었지만 엇그제 녀석들 만큼 반응이 좋지 않다. 경계하는 듯한 느낌이다.

이해가 된다. 나도 예전에 여행할 때 저런 모습이었다.

오히려 외국 사람들과 대화하는것이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더 편하다.

 

박물관에 내리니 사람들이 그냥 우루루 걸어 들어간다. 우리도 사람들과 함께 이동방향으로 이동했다.

 

 

 

블로그에서 봤던, 사람머리 입에서 폭포수가 쏟아지는 조형물이 앞에 있다.

 

 

 

 

한국에서 혼자 여행 온 여자관광객이 셀카를 찍고 있어서 사진도 찍어주고 같이 걸어들어왔다.

이 아가씨도 회사 그만두고 30일째 유럽여행중이란다. 대단한 아가씨들 많다.

아가씨는 사진 몇장 찍더니 바깥쪽으로 구경 나갔다.

 

 

 

얼굴 아래쪽으로 박물관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한국 부부 뒤를 따라 들어갔다.

표를 인식시키면 턴 게이트가 돌아가는데 부부들이 못 들어가고 있다.

우리 24시간 패스권 바코드를 인식시켜봤는데도 빨간불만 들어온다.

직원이 나와서 버스 내리는 입구에서 표를 바꿔와야 된다고 한다.

 

 

뒤에 보이는 건물에서 표를 바꿨어야 했다

 

 

온길을 다시 돌아가 버스내린 곳 앞쪽의 박물관 매표소에서 패스권을 보여주고 표를 받아서 다시 바코드를 읽히니 턴게이트가 돌아간다.


스와브로스키 박물관 내부는 각종 크리스탈 예술품으로 진열되어 있는데 볼만하다.

 

 

 

 

 

 

 

 

 

 

 

 

 

 

끝에 나오면 귀걸이, 목걸이 등 선물코너가 있다.

형들은 귀걸이, 목걸이, 머리핀 등 간단한 선물들을 샀다. 난 집사람과 취향이 달라 내가 사가면 구석에 쳐박히기 때문에

구경만 했다.

 

 

70불 인가? 그 이상이어야 면세가 되어서 3명이 모두 구입한걸 합쳐야 면세가 되었다.

난 외국여행 나가면 면세처리하는것이 번거롭고 시간에 쫓기고 해서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

그런데 이왕 샀으니 면세 처리는 해야되지 않겠는가.

한국직원도 있어서 공항에서 면세 처리하는 절차를 말씀해 주신다.

'공항에 도착하면 세관에 들러서 도장 찍고 글로벌블루라는 텍스프리 샆에 가셔서 돈을 환불받으시면 됩니다.'

폰으로 녹음했다.

 

셔틀버스 시간이 남아 샵 내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 한잔씩하고 중앙역으로 돌아오니 벌써 점심시간이다.

 

블로그에서 검색했던 맛집을 향해 시내로 걸어들어갔다.

 

 

 

 

 

 

 

 

 

 

 

 

 

 

황금지붕 오른쪽에 위치한 식당인데 관광객들이 줄을 서 있다.

 

 

다른데로 가야하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순간 다 사라진다. 그냥 관광객들이었나 보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생각보다 자리가 서너곳에 남아있어 거리와 식당 내부가 잘 보이는 입구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전형적인 유럽스타일처럼 식당은 맘에 들었다.

영화에서 본듯한 차림의 웨이트리스가 와서 주문을 받는다. 보글보글한 검은 머리에 치렁치렁한 귀걸이와 코걸이. 꽉끼는 청바지를 입고 있다.

수지 몸매다. 이수지.

블로그에 올라와있는 사진을 보여주며 그대로 다 달라고 한다.

여종업원은 익숙한 사진인듯 오홍 하고 받아적고 카운터로 돌아간다.

맥주가 먼저 나와 목을 축이고 있자 잠시후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이 동네 음식들이 전체적으로 짠 편이었는데 그래도 여기 음식은 조금 덜 짰고 지금까지 먹은 음식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다.

식사를 마치고 래현형이 위스키 원샷 한잔 하고 싶다고 해서 가장 강한걸로 한잔 시켰다.

나도 독주는 가리지 않지만 내 입맛에는 플라스틱 향이 나는것 같았는데 래현형은 좋다고 한다.

 

식사를 마치고 또다시 걸어서 인스부르크 시내의 배경이 되는 뒷산에 오르는 기차를 타러 이동했다.

산중턱까지는 기차를 타고 그 뒤로는 케이블카를 이용한다.

밤마다 산 중턱에 오두막처럼 불이 켜져 있어 항상 궁금했었는데 오늘 그곳을 간다

낮에 인스부르크 시내를 돌아다니는건 처음이다.

 

 

 

 

 

 

저 멀리 뒤쪽으로 드디어 입구가 보인다.

 

구시내를 약간 벗어나면 산으로 올라가는 기차를 타는곳이 나온다.

희미한 하늘색의 구름모양의 입구가 눈에 띈다.

에스컬레이트를 타고 내려와서 일단 표를 바꿨다.

 

 

 

기차가 들어오면 앞을 가로막고 있는 칸막이가 자동으로 내려온다.

 

 

안으로 들어서자 젊은 오스트리아 친구 한명이 파우더 스키를 들고 서 있다.

사진 좀 찍어도 되냐고하니 흔쾌히 허락한다.

 

 

 

 

스키도 들어보고 이친구와 사진도 같이 찍고 우리의 오늘 여행 계획에 대해서도 대화를 시도했다.

오늘 사실은 인근지역인 Hall in Tirol 이라는 곳으로 갈 계획이었는데 이 친구가 그냥 이곳 인스부르크만 더 구경해도 시간이 부족할거라 한다.

그래서 과감히 할인티롤은 포기했다.

 

그러길래 쇼핑좀 작작하고 여기를 좀 더 봤었어야지. 제대로 맘먹고 봤으면 하루 저녁거리도 안되는 크기이다.

기차가 들어왔다.

 

 

 

 

기차는 인스부르크 강을 건너서 가파른 산을 오르더니 어느덧 산 중턱 기차 종착점까지 왔다.

 

 

 

 

 

인스부룩크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지만 혹시 날씨가 더 흐려질까봐 정상부터 올라가기로 하고 케이블카로 이동한다.

 

 

 

케이블카로 이동 도중, 할머니께서 7살정도로 보이는 손녀를 데리고 양손에 스키를 들고 올라가고 있다.

이동거리가 꽤 되기 때문에 기태형이 할머니스키를 받아 들고 내가 손녀 스키를 들어줬다.

역시 예의바른 한국 사람들 아닌가?

 

 

손녀가 너무 예쁘다.

 

 

 

케이블 카를 타고 올라가는 길에 파우더스키를 들고 올라가는 젊은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중간 정착지를 향해 올라갔다.

개를 데리고온 스키어도 있었다. 이 개는 어떡하려고 그러지? 자기는 스키타고 내려가고 개는 뛰어가는가?

너무 궁금해서 같이 올라온 친구에게 물어봤더니 자기도 모르겠단다.

 

케이블카 안에서 뒷 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게 아니고 기태형 옆의 아가씨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우리끼리도 사진을 찍고 있는데 또다른 스키어 한놈이 옆에서 자꾸 걸리적 거리더니 급기야 뒤에서 까불까불 끼어들기까지 한다..

 

 

 

그래서 사진 같이 찍자고 했더니 좋아라한다.

이곳에서 느낀점은 생각보다 동양인에 대한 편견이 없는것 같았다. 약간의 인종차별을 느낄 줄 알았는데 만나는 사람들 모두다 너무 인상좋게 친절히 대해준다.

단지 조금 슬픈건 만나는 사람마다 일본인이냐고 물어본다. ㅠㅠ

아무래도 이곳은 아직까지 한국사람들이 많지 않은것 같다.

더 좋은것은 시끄러운 중국사람들을 한명도 보지 못했다.

 

 

 

케이블카 아래로 슬로프인지 비압설 지역인지 구분이 안되는 곳에서 스키어와 보더들이 스키를 타고 있다. 상당한 경사다.

정상 바로전 마지막 케이블카를 갈아 타는곳으로 나오니 이곳이 스키 출발 지점이었다.

어느덧 눈이 많이 내리고 있었다.

 

 

밖으로 나와 언덕아래를 보니 TV에서만 보던 그경사의 비압설 지역이다.

 

 

당연히 슬로프는 아니지. 첫번째 만났던 친구와 둘이 알고 있는 사이인지 서로 어떻게 내려갈것인지를 상의하는것 같다.

 

 

 

이 젊은 친구는 아무 망설임없이 뛰어내리는것이 아닌가. 어안이 벙벙하다.

당연히 카메라로 연사를 돌린다. 이 친구는 점프턴으로 능숙하게 내려간다.

 

 

 

 

 

빨간옷의 스키복은 실력이 약간 안되는지 약간 덜 급한 지역을 찾아서 내려간다.

 

케이블카안에서 봤던 개와 개주인이 보였다.

 

 

 

 

정말 궁금해서 물어봤다.

'넌 스키타고 가고 저 개는 어떻게 내려가냐? 뛰어내려가냐? '하고 물으니 그렇단다.

개의 목줄을 풀으니 그렇게 얌전하던 개가 이리 저리 뛰어다니며 좋아서 어쩔줄을 모른다.

스키어는 10살정도 보이는 딸, 그리고 딸 친구와 함께 뒤쪽으로 난 초급 슬로프를 내려가자 개는 스키어보다 더 빨리 뛰어내려간다.

와 대단하다.. 정말 스키가 생활화되어 있는 나라인가보다.

 

 

 

옆에는 연인으로 보이는 보더가 비압설을 내려간다.

남자는 당연히 잘내려갔고 여자도 대담하게 턴을 하나씩 해가며 내려간다.

저정도 눈이면 넘어져도 다치진 않겠고 흘러내리지도 않을것 같다.

 

 

그사이 처음 내려간 친구가 다시 올라왔다. 내가 카메라로 찍는걸 알았는지 영상 좀 보여달라고 한다.

당연히 멋지지. 내가 누구냐. 기태형 따라다니며 무수히 많은 우수한 영상을 찍은 찍사 아닌가.

거의 환상적이지.

달라고한다. 내 폰을 주며 메모장에 직접 e-메일 주소를 쓰라고 했다.

한번 내려가보라고, 다시 찍어주겠다고 하니 좋다고 더 경사가 급한곳으로 간다.

 

이번엔 래현형과 기태형까지 폰과 미러리스 카메라를 들고 동영상을 준비하고 난 속사로 내려가는 장면을 찍는다.

정말 잘탄다.

정상으로 가는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으로 올라가니 구름이 많이 껴서 주변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눈은 아까보다 더 많이 내리고 있었다.

바람은 많이 불지 않았으나 너무 추웠고, 앞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카페에 앉아 커피한잔, 맥주한잔, 난 콜라를 시켜 마셨다.

 

 

인스부르크에서의 여유를 한번 더 누리고, 밖으로 나오니 까마귀 들이 베란다에 모여 있었다.

주인이 먹을것을 지속적으로 주고 있는것 같다.

앞도 보이지 않고 마땅히 더 할것도 없고해서 얼마 안있다가 내려왔다. 어짜피 여기보다 더 높은 곳은 많이 와봤으니까.

이곳은 기껏해야 높이가 2,400 m 밖에 되지 않는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다가 아래를 보니 아까 그 친구가 또다시 멋지게 내려오고 있었다..

이번엔 케이블카 안에서 항공촬영을 했다.. 정말 잘탄다. 점프도 하고 혼자서 신나게 내려온다.

동영상, 속사 다 찍었다.. 인스부르크 올 때 이젠 비행기표만 끊고 와도 될 듯 싶다..

할아버지와 이친구만 잘 꼬시면 숙박은 문제 없을것 같다.. ㅋㅋㅋ

한국에 와서 이친구 사진과 동영상을 모두 보내줬더니, 기대도 안했는데 너무 좋단다.

사진도 날씨가 흐려서 잘 안나올 줄 알았는데 너무 잘나왔다고 한다.

이 스키장은 아마도 통합 스키권으로도 올 수 있을것 같다.

이곳은 경사가 너무 심하다고해서 아예 올생각을 안했었는데 5일 내 스키패스권이 유효할 때에 시간을 좀 내서 구경이라도 하러 왔으면 공짜로 올 수 있지 않나 싶다.

 

기차를 타는 곳까지 내려오니 산아래로 인스부르크 시내가 보였다. 사진 몇장 찍고 기차를 타러 이동했다.

 

 

 

 

플래폼에 들어서니 한국인으로 보이는 대학생 여자 두명은 턴게이트를 모두 통과했는데 엄마는 통과를 못하고 있어 어쩔 줄 몰라하고 있다..

표에 문제가 있는가보다. 그래서 우리보고 도와달라고 한다.

영어는 지들이 더 잘할것 같은데. 하 자식들 엄마가 뒤에 남았으면 얼른 나와서 해결해줘야지~~

앞에 보이는 제어실에가서 몸짓 발짓하며 게이트가 안된다고하니 리모콘으로 문을 열어줬다.

그런데 타이밍을 제대로 못 맞춰서 엄마는 결국 밑으로 기어서 통과했다.

 

내려오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유럽에서 유학중인 큰 딸이 자랑스러운지 엄마는 계속 큰 딸 자랑을 한다.

구시가지쪽으로 간다하길래 우리가 앞장서서 안내했다.

우리 동네라 빨리 가려고 샛길, 골목길, 지름길로 갔더니 이 사람들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들었는지 따라오다가 다른데로 빠져버렸다.. ㅠㅠ

이해한다.. 역지사지 생각하니 겁이 날만도 하다. 시커먼 사내 4명을 따라다니는게 무서울수도. ㅋㅋㅋ

 

다음행선지는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스키 점프대 전망대이다.

시티버스를 타기위해 시내 맵을 펴놓고 보니 구시가지를 지나 호텔쪽으로 가면 시내를 꾸불꾸불 돌지 않고 바로 점프대쪽으로 간다.

그래서 걸어서 그쪽으로 이동했다.

 

아무리 기다려도 시티버스가 오지 않는다. 이상했다.

지도를 다시보니 시티버스는 한방향으로만 운행하는것이었다..

그래서 길 건너편에서 타야되고 우리가 왔던길을 돌아 알프스 산에서 내려온 기차 종점을 거쳐서 점프대로 간다.

하아~~급 피곤해진다.

이기회에 택시를 탈까도 생각해본다. 이곳 택시는 모두다 레인지로바 아니면 벤츠택시다.

그래도 시티투어비를 다 지불했으니 다시 온길을 되돌아 산 정상으로가는 기차를 탔던곳. 조금전에 기차에서 내린 그곳으로 걸어서 되돌아갔다.

다행히 구시가지가 크지 않고 기태형이 지리를 빠삭하게 알고 있기 때문에 지름길을 이용해 빠르게 이동한다.

이제 나도 이 거리에 거의 익숙해졌다.

 

시티버스 정거장에는 시티버스 표시가 있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정류소 안에는 시간표가 있었다.

시간표를 보니 버스가 자주 있는것이 아니었다. 약40분마다 한대씩 있었다.

그래도 이젠 기다리는 수밖에.

 

 

정류장 뒤쪽에는 관광 마차들이 줄지어 서있었고 유럽 할머니들이 단체여행을 왔는지 마차에 올라타고 있었다.

날씨도 추운데. 할머니들 감기걸리지 싶다. 할머니들도 추워서 무릅위에 모포를 하나씩 덮고 계신다.

 

 

시티투어버스를 타는데 헤메서 너무 늦게 갔더니 스키점프대는 문 닫기 일보직전이었다..

5시에 문을 닫는데 한 4시 40분쯤 도착한것 같다.

버스에서 내리면 약 100 미터 정도를 왼쪽으로 돌아서 올라가야 한다.

그러면 스키점프대 입구의 매표소가 보인다.

패스권을 보여주며 들어가겠다고 하니 리프트는 셀프로 운전해서 올라가라고 한다.

그냥 45도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라 생각하면 된다.

아래 사진 맨 왼쪽으로 보이는 레일이 엘리베이터이다.

 

 

점프대 꼭대기에 올라가서 얼른 사진 찍고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려 하니 문 닫는다고 미안하다고 한다.

 

 

사진만 한장 찍고 할 수 없이 그냥 내려왔다.

 

 

그냥 내려와서 점프대 관중석에서 시내와 점프대를 배경으로 사진 몇 장 찍고 내려왔다.

괜히왔다. 딱히 볼것도 없다.

 

 

시티버스 올 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서 정류장 앞에 있는 카페를 들어가려 했는데 여기도 문을 닫았다.

마냥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카페에 있던 아가씨가 나왔다.

어두컴컴한 와중에 실루엣이 환상적인 아가씨가 우리쪽으로 온다.

한눈에 봐도 굉장한 미인인듯 싶다.

도시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전망대로 이동하니 우리를 따라온다.

이제 어둑어둑해졌고 사람도 없는데 굳이 시커먼 남자 4명이 있는데를 따라와?

우리가 사진을 찍고 있는 옆에서 셀카를 찍고 있다.

보다못한 내가 찍어주겠다며 사진을 찍어주며, 같이 사진도 찍었다.

아~~ 그런데~ 이런~~!!!

내 DSLR 카메라가 배터리가 다됐다.

스키장에서는 추위에 대비해서 가방안에 있을 때는 배터리를 항상 따뜻하게 유지되도록 핫팩을 넣어놨었는데.

이런!! 이런 중요한 순간에~~

시내 돌아다니면서 카메라를 거의 들고 다녔더니 추위에 배터리가 나간것이었다.

그나마 래현형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 한장 건졌다.

 

 

러시아에서 왔단다. 말이 잘 안통했다. 그런데 정말 이뻤다. 첩보영화에서 보던 그런 패션에 모델급이다.

나도 영어가 능숙하지 않지만 이 아가씨는 영어를 거의 못했다.

왜 혼자 있냐고 물어봤더니, 아가씨는 친구랑 같이 왔다가 친구는 먼저가고 혼자 구경하다가 가는 길이란다.

우리는 아주 친절한 한국중년.

이곳저곳 사진을 찍어주고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에서 같이 기다렸다.

시티버스 요금을 보니 너무 비싸서 러시아 아가씨는 걸어 내려가겠다고 한다.

아쉽지만 잘가라고 바이바이하고 보냈다.

마침 카페에서 한무더기의 사람들이 나왔고 아가씨는 그 사람들 뒤를 따라 정류장 뒤쪽으로 나있는 오솔길을 따라 내려갔다.

시간이 지났는데도 버스가 오지 않아 버스시간표를 보니 * 표시가 시간 옆에 있다.

아무래도 뭔가가 있는것 같아 오지 않는 버스로 이해하고(나중에 알고보니 토요일과 일요일에만 운행)러시아 아가씨가 내려간 길로 걸어서 내려왔다.

 

100여 미터를 걸어서 산아래로 내려오니 뚝방길 약간 내리막에서 모글 다섯 개 정도를 만들어 놓고 보더들이 점프를 하며 연습을 하고 있었다.

뚝방 아랫쪽으로는 잘 알다시피 45도 이상되는 경사이고 떨어지지 않도록 난간이 지름 10센티 정도의 봉손잡이로 길게 늘어서 있다.

모글을 타다가 마지막 다섯 번째 모글에서 봉 난간 위로 점프해서 약 5미터정도를 봉위로 미끌어져 내려가다가 다시 착지하는데 반대쪽으로 떨어지면 거의 죽음인데 이동네 얘들은 개의치 않는다.

여기 아이들은 이렇게 노는구나 하고 한참을 구경하고 동영상도 찍다가 트램이 들어오길래 트램을 탔다.

 

 

트램을 타니 조금전 그 러시아 아가씨가 있었다.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서로 호감(?)을 가지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며 시내로 왔다.

래현형이 사탕을 하나 꺼내 먹으며 러시아 아가씨에게도 사탕하나를 건네줬다.

러시아 아가씨가 사탕맛이 베리굿 이라며 엄지척을 한다.

그래서 래현형이 사탕이름이 “애니타임”이라고 하자 갑자기 사탕 봉지를 확인 하더니 얼굴색이 변하면서 갑자리 내린다고 트램 출입문 쪽으로 간다.

아쉬운 마음에 바이바이 하고 잘가라고 하니 아가씨도 바이바이를 해주면서 내리기는 했지만, 뛰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멍하니 처다보며 황당한 바이바이를 하고 호텔로 돌아 왔다.

'도대체 "애니타임”에 우리가 모르는 무슨 뜻이 있는가?

 

마지막날의 저녁식사는 완전히 적응했다.

 

 

여기에서는 아래 돈가스처럼 보이는 이 음식을 꼭 먹어야 한다고 래현형 아들이 강조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름을 몰라서 못시켜먹었고 스키장에서는 얼떨결에 이 음식이 걸려들었다.

오늘 이음식은 진짜다. 소고기로 만들어진 이 음식은 정말 먹을만했다.

 

 

2시간을 넘도록, 컴퓨터 작업을 하지 않아도 즐겁게 식사를 하며 와인도 마시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래현형이

‘이젠 여기에 다 적응된거야. 2시간을 먹어도 이제 지루하지가 않잖아’ 한다.

정말 이제 적응된게 확실하다.

방에 들어오니 무지 피곤하다. 그동안의 피로가 확 밀려오는 느낌이다.

기태형과 내 입술은 이미 물집이 잡혀 퉁퉁 부어있었다.

더 나빠지지 않도록 계속 약은 발랐왔지만 크게 효과가 없다.

마지막 일기를 동호회 밴드에 남기기 위해 컴퓨터를 켰다.

형들은 마지막 날인데 이렇게 일찍 잘 수 없다고 로비에 있는 bar로 내려갔다.

난 피곤해서 도저히 못가겠다고, 쉬겠다고 하고 밴드에 일기를 남겼다.

9시가 넘었는데 형들이 오지 않는다.. 너무 피곤해서 난 잠들었다.

형들은 자정이 되어서야 방으로 돌아왔다.

 

 

 

*8일차

 

 

마지막 날 아침이다.

아침 식사는 이제 완전히 손이 가지 않는다.

커피에 우유에 시리얼이 오늘 아침식사의 처음이자 끝이다.

난 그래도 조금 더 먹지만 마찬가지로 손이 가지 않는다. 배도 고프지 않다.

가는날인데 눈이 엄청 내리고 있다. 어제 산에서 본 스키어가 오늘 눈이 20센티 이상 내린다고 했다.

오는날 눈이 많이 오더니 가는날 또 이렇게 많은 눈이 온다.

 

 

 

우리를 공항에 대려다 줄 승합차는 10시 50분까지 온다고 기태형에게 메시지가 날라 왔다.

마지막 짐정리를 하고 로비에 앉아 그동안 친절하고 고맙게 안내해 준 데스크 남.녀 종업원에게 고맙다고 하고 사진 한장씩 같이 찍었다.

 

-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친절하게 알려준 남자 직원

 

 

 

- 이 여직원도 상당히 친절하게 세세히 알려줬다.

 

 

 

호텔 정문 앞에 빨간색의 연예인 타는 승합차만한 포드가 일찍부터 와서 눈을 털고 있다..

아마 호텔에 식재료 배달온 차인듯 싶다.

 

 

신기함에 사진도 찍고 했는데 기태형이 우리차 같다고 말시켜 보란다.

난 아직 멀었는데 아니겠지하고 독일 본사쪽에 전화를 해서 언제 오냐고 물어보니 50분에 도착할거라 한다..

나도 이제 대단하다. 전화로 영어를 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다시 현관 밖으로 나와 시원한 바람을 받으면서 혹시나 해서 운전기사에게 말을 걸어봤다.

'여기서 뭐하냐?'

'손님 기다린다!'

'누군데?'

'한국사람이다.'

우리 차가 맞았다.

얼른 짐을 싣고, 마지막으로 한번 더 데스크 사람들과 악수를 하고 정든 호텔을 떠났다.

눈이 많이 와서 고속도로에 차가 많이 밀렸다.

 

 

 

빨리 알아봤으면 20분정도 일찍 출발할 수 있었는데.

3시30분 보딩인데 2시 20분쯤 뮌헨 공항에 도착했다.

다행이 사람들이 많지 않아 짐을 부치고 발권하는데는 시간을 많이 잡아먹지 않았다.

 

 

 

 

갈때는 스키와 부츠를 모두 스키장비 1세트로 하고 실려 보냈다. 무게 걱정 없이.

기태형은 캐리어만 23킬로가 넘어서 걱정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도 다른 사람 짐이 가벼우니 별다른 요구사항없이 다 실어줬다.

이제 스와브로스키에서 산 물건에 대해 면세처리를 해야한다.

이사람 저사람한테 물어보니 잘 모른다.

안내하는 사람한테 물어보니 저쪽 끝으로 가보라고 해서 갔더니 한국사람이 많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돈을 내란다. 뭔가 잘못된것 같아 나와서 다른데를 찾아보았다.

그때 재욱형이 그럴싸한 의견을 내놓는다.

“면세니까 여기서 면세 받고 안나가면 안되잖아. 그러니까 분명히 수속 밟고 안에 들어가야 있을거야”

그럴듯한 추측이다. 우리 모두 동의했다.

 

손가방 등을 x-ray 검사대에 통과시키고 금속탐지기에 지나가는데 삐 소리가 울린다.

청바지에 박혀있는 단추 때문에 나는 소리인데 한국에서는 걸리지 않던 크기가 여기서는 아주 작은 금속도 다 걸린다.

검사원이 금속탐지기로 온 몸을 맛사지 하듯 발바닥까지 꼼꼼히 훑는다.

 

이제 출국심사대만 지나면 끝인것 같은데 언제 면세처리를 하지?

주변에 한국 관광객 한팀이 보인다. 너무 반가워서 물어보면서 가이드분을 찾았다.

가이드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다.

서로 얼굴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얼굴이 활짝 펴지며 큰소리로 서로 부르며 그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포옹을 했다.

우리 동호회원이다. 기태형, 재욱형과도 반갑게 인사하고 래현형을 소개시켜줬다.

이렇게 먼 타국땅에서, 한국에서도 바빠서 보기 어려운 이 사람을 만나다니.

어쨌든 면세처리 어디서 해야 되냐고 물어보니 밖에서 해가지고 와야 된단다.

 

끝..났..다....

 

기태형은 서류를 그 자리에서 쫘~악 찢어버렸다. 점심값 날렸다.

그제서야 스마트폰에 면세처리하는 방법을 녹음해놓은것이 생각났다.

 

출국심사를 받고 남은 회비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면세점에서 초콜렛 등 약간의 귀국 선물을 샀다.

 

비행기는 많은 눈으로 인해 늦어졌다.

비행기 날개에 쌓인 눈을 치우고 약 2시간 가량 늦게 출발했다.

비행기안에서는 피곤에 지쳤는지 오는 내내 잤다.

 

한국에 예약해 놓은 KTX 열차표는 도착하자마자 취소했다.

도착후 2시간 후의 기차를 예약해놨었는데 짐 찾아 나가면 2시가 넘을 것 같았다.

한국에 도착하면 다같이 라면 한그룻씩하고 헤어지려고 했었는데 비행기가 늦게 뜨는 바람에 다 틀어졌다.

 

난 뮌헨에서 만난 지인의 관광손님들이 울산 사람들이라 그 관광버스를 얻어타고 집으로 향했고 형들도 각자의 교통편으로 집으로 향했다.

오는 도중 휴게소에서 라면을 먹었다.

형들도 라면 먹었을까?

 

에필로그

기태형은 일요일에 집에 도착하자마자 회사에서 오라고해서 저녁에 전라도로 차를 끌고 갔다.

래현형은 월요일부터 대전출장을 갔고, 재욱형은 울릉도에 출장갔다.

난 다행이 이번주는 오후근무다.

평소에 잠을 잘 자지 못해 신경과에서 약을 받아 먹고도 아침 6시만 되면 눈이 떠지던 나는 집에와서 일주일 동안 매일 10시간씩 이상을 잤다.

십년이 넘도록 처음 있는 일이다.

3년이 넘도록 조금만 피곤하면 눈 주위가 떨리곤 했고 심하면 코옆, 입술 근처까지 떨렸는데 그 증상이 없어졌다.

조만간 다시 생기겠지만 지금은 좋다.

복잡한 생각들이 다 없어진것 같다. 머리가 깨끗하고 기분이 좋고 즐겁다.

 

기태형의 두번째 버킷리스트는 2년후 캐나다 블랙콤, 휘슬러 스키장이다.

기태형은 우리 4명과 꼭 다시하고 싶다고 했다. 나도 꼭 같이하고싶다.

 

무엇이든 처음이 제일 어렵지만, 그만큼 의미도 크다.

세상에는 두종류의 사람이 있다.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스키장에 가본 사람과 안가본 사람~~~ 푸하하하하~~~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