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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에 떠난 겨울나라 산책 -하쿠바고류스키장 백컨트리투어(2016.4.9.)
한*식 2016-04-30


 

봄날에 떠난 겨울나라 산책 -하쿠바고류스키장 백컨트리투어(2016.4.9.)

 

토요일 아침. 화창한 날씨입니다.

오늘은 이번 하쿠바봄스키여행의 마지막 스킹데이입니다.

역시 토요일이라 그런지 알프스다이라에는 아침부터 슬로프에 사람들이 좀 많아보입니다.

아침 첫 스킹으로 고류스키장 파노라마정상에서 하쿠바47스키장까지 롱크루징을 하고 리프트를 타고 고류스키장으로 돌아오는데 360곤돌라정상 앞에서 등산객으로 보이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보입니다. 

가까이 가보니 이 팀들은 전원 하네스까지 착용을 한 것이 예사로운 일반등산객들하고는 좀 다른 듯 해 보이는군요.

갑자기 흥분이 몰려오기 시작합니다.


 

 

이번 하쿠바여행에서는 주로 백컨트리투어를 위주로 생각하고 왔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한번도 시도를 하지 못했었지만 언제라도 마음만 먹으로 백컨트리를 나설 수 있도록 베낭 속에는 늘 클라이밍스킨을 잘 모셔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이드도 없이 혼자 산을 오른다는 것이 영 용기가 나질않아 누군가 오르는 팀을  보면 따라 올라가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라 절호의 찬스라 생각하고 이 팀의 뒤를 따라올라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평소 스키장내에서 스키를 탈 때에도 늘 베낭안에 클라이밍스킨을 갖고 다닙니다.  유사 시 즉각 출동 태세!

알프스제1페어리프트 정상에서 스키에 스킨을 장착합니다.

 

 알프스제1페어리프트 정상에서 왼쪽으로 언덕을 끼고 돌면 백컨트리 진입부에 아래와 같은 경고판이 세워져있습니다.

 내용은 이 지점부터는 스키장관리구역외 지역이므로 섣불리 들어가지 말 것! 입산하는 자는 스스로 행동에 책임을 질 것.

 대충 이런 내용이네요~

 

 

 

첫 구간은 수림지대입니다. 위로 갈수록 경사가 가파르기 때문에 스키등반인 경우 중단부 이상에서는 지그재그 사선으로 올라야합니다. 
수림지대를 올라서면 계속 좁은 능선 길을 걷게 됩니다.


 

미가에시도오게(見返し峠)를 지나면 급격히 능선이 가파라지기 시작합니다. 아직 스키등반 경험이 일천한 탓인지 가파른 경사에서 스키가 계속 미끄러져 내립니다. 땀이 비질비질 흘러내리도록 다시 오르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스키를 벗어들고 오르는 길을 택하였습니다.   




 이팀은 일반등반객과 스키어가 섞여있습니다. 여자분인데 스키등반 대신 베낭에 짊어메고 오르는군요. 

 

 

 

이 분도 몇번 미끄러져 내리더니 결국 가파르고 좁은 능선구간은 짊어메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한 듯 합니다.
 

 

 고도오미야마(小遠見山) 정상까지의 마지막 구간이 꽤나 좁고 가파릅니다.




 

 이곳에서 보는 고류다케의 위용이 매우 장엄합니다.



투어 종료지점. 360도 파노라마전망이 일품인 고도오미야먀(小遠見山)정상부입니다.

고류스키장 정상이 1,623미터이니까 해발2,007미터인 이곳 고도오미야먀정상까지는 표고차로는 384미터에 불과합니다.

이 다음 구간부터는 능선이 더욱 좁아지기 때문에 아쉽지만 스키등반은 이곳이 한계지점이라 생각합니다. 다음 번에는 스키등반보다는 스키를 베낭에 고정하고 오르면 좀 더 전진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해보며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하산을 합니다. 


 


이 분들은 아마도 고류다케정상을 목표로 가는 듯해 보입니다.  고류다케는 북알프스의 주봉 중에서도 험난하기로 유명한 산으로 조난사고도

많은 곳입니다. 아무쪼록 안전등반 하시기 바랍니다. 




막상 내려가려고 보니 내 텔레마크스키실력으로 저 좁고 가파른 능선을 멋지게 치고 내려갈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섭니다. 자칫 굴렀다가는 아찔 한 낭떠러지 계곡으로 떨어져버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저 구간은 텔레마크턴이 아닌 알파인 턴으로 내려오고 말았습니다.




봄눈이지만 생각보다 스키가 잘 나가고 활주감도 매우 좋은 느낌이었습니다. 올라갈 때에 약1시간 20분이 걸렸는데 다운힐은 2~3분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스키장으로 돌아왔습니다.

 봄스키 마니아들은 옷차림도 다 자유분방하고 개성이 넘칩니다.





 

 

호텔레스토랑에서 바라다 보이는 저녁풍경이 참 아름답습니다.  

 

 

매년 3월에 들어서면 시즌을 접기가 아쉬운 듯 봄스키를 떠나보려는 분들에게서 상담전화가 많이 걸려옵니다.

봄스키 상담을 하시는 많은 분들께서 대부분 물어보시는 질문입니다. "이 때 가면 설질은 어때요?"

그러한 분들 중에 일본에서는 봄시즌에도 한겨울 같은 파우더를 탈 수 있는 것으로 기대하고 물어오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이 계십니다.

그럴 때마다 사람들에게 하쿠바의 봄스키를 어떻게 잘 설명해 드릴 수 있을까하는 부분이 늘 어려운 과제입니다.

굳이 설질이 어떻다하고 말한다면 생각보다 스키가 잘 나가는 좀 거친 입자의 습설이라고 하면 맞을 것 같습니다.

4월 중순이라도 하쿠바의 스키장들은 평균적으로 2미터이상의 적설량을 기록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폐장 무렵 스키장의 질척거리는 슬로프와는 다른 상당히 양호한 습설로, 밤새 압설을 해 놓은 슬로프들은 오전중에는 편안히 스키를 탈 수 있는 컨디션이고 점심 무렵부터는 눈이 훨씬 부드러워지면서 뭉치게되어 좀 무거운 눈으로 바뀌게 됩니다. 체력훈련에는 그만이지요~ㅎㅎ.

따라서 오전에 열심히 타다가 점심 때부터는 가끔 테라스에서 커피도 한잔 마시고 따사로운 햇살 아래 펼쳐지는 풍경도 즐기면서 쉬엄쉬엄 여유있는 스키를 즐기는 것이 봄스키의 기본 컨셉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입니다.

겨울에는 일행들과 몰려다니며 쉬지않고 전투적으로 타는 스키를 타셨다면 봄철에는 아주 친한 친구 한명과 또는 혼자서 스스로의 스키에만 몰입해 보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잘 안되던 동작들도 편안히 한번 연습을 해 보시구요~

가끔은 4월달에도 미친듯이 함박눈이 내려 슬로프를 한겨울 못지않은 딥파우더로 덮어놓기도 합니다. 하쿠바에서 1주일 이상의 장기체재를 하면 최소 한번은 이런 행운도 맛볼 수 있으리라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봄스키의 매력, 이 것을 한 마디로 무엇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만 분명 하쿠바의 봄스키에는 겨울에는 없는 많은 즐거움들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10년 이상 매년 하쿠바의 봄을 찾고있는 제 생각입니다.

혹 은퇴하시고 시간적 여유가 많으신 분들께서는 4월 한달 거의 매일 미세먼지와 황사로 포위된 도시에서 탈출하여 청정지역 하쿠바에서 장기체재를 해 보시는 것도 매우 현명하게 인생을 즐기시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아직 그런 호사가 허락되고 있지 않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