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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온 편지 4
노*강 2016-03-09

♣3월07일(日) “아무쪼록!”


텔레마크 스키 하쿠바 원정 3일째다. 오늘은 1998년 나가노 동계 올림픽의 개최지인 합포오네 스키장과 맞짱을 떠는 날이다. 20여년 전 당시, 나는 일본 방방곡곡의 명산(山)을 찾아 헤매고 있었고 마침 북알프스 간룡(幹龍)이 한 눈에 들어오는 나가노현 하쿠바(白馬) 마을에서 하얀 말의 기운을 가진 빛나는 시로우마의 자태를 보았다. 그 후로 틈만 나면 북알프스의 산과 산을 오르며 점점 더 그곳에 매료되어 가는 자신을 발견했다. 오르면 오를수록 새로움을 안겨주는 북알프스 연봉(連峰)을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서 지켜보고자 하는 욕망과 집착에 시로우마다케 산자락 하쿠바에 다테야마 산장(立山山莊)을 열어 그 품에 안기고야 말았다. 겨울 아침은 합포오네 스키장에서 흘러나오는 팝송에 눈을 뜨곤했다. 좋은 영화를 보고나면 또 보고 싶듯이, 합포오네 스키장은 산 바람난 남정네 마음을 설레게 하고도 남음이 있는 곳이다. 

 


 

일본 알프스는 메이지(明治)시대에 영국인 선교사 웨스틴이 붙인 이름이다. 선교사이면서 알피니스트인 웨스틴은 선교활동중에 세 번에 걸쳐서 히다산맥(飛騨山脈)을 등정했다. 그후,  웨스틴은 알프스 소녀 "하이디"는 없지만, 일본 알프스라고 불림에 손색이 없는 눈, 빙하, 초원, 호수등의 소재가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본국인 영국으로 돌아가서  「일본 알프스의 탐험과 연구」라는 책을 통해서 처음으로 일본 알프스가 유럽에 소개되었다. 일본 알프스 산맥은 크게 북(北), 중앙(中央), 남알프스의 세 줄기로 나누어지는데, 동해에서 태평양에 이르기까지 3000m급 봉우리들이 줄줄이 늘어서 「일본의 지붕」이라 불리우기도 한다. 그 중에서 북알프스는 동해의 오야시라즈(親不知)로부터 우뚝 솟은 산맥이, 남으로 연장 150Km정도 이어지고, 독립봉으로 솟아 있는 노리쿠라다케(乘鞍岳)에서 일단락된다. 합포오네 스키장은 일본 북알프스의 간룡인 우시로다테야마(後立山) 연봉중에 하나인 가라마츠다케(唐松岳)에서 시작된다. 지룡(支龍)이 끝나는 합뽀산장(八方山荘)을 중심으로 하쿠바 마을인 육(育)과 만나는 말룡(末竜)이 부채꼴 모양의 여덟 방향으로 형성되었다고 해서 팔방(八方)능선 스키장이라 불린다.

 



 
스키 여행의 꽃은 뭐라해도 애프터 스키(after-ski)이다. 동적인 활동의 스킹(skiing)이 끝나면 우리의 육체는 쉼을 원한다. 이때에 온천이 한 몫을 든든히 해 낸다. 하쿠바 산록에는 철분이 풍부한 붉은색 온천이 유명하다. 애프터 스키가 온천이라면, 애프터 온천은 역시 술(酒)이다. 저녁식사가 끝나면 213호(조용환형)가 아지트가 되고 말았다. 밤이 깊어도 꼰대들의 수다는 끝날줄을 모른다. 참석자 대부분이 남성 호르몬이 고갈 상태인 중성이라 수다쟁이가 되고 말았다. 뒷다리를 굽혀 타는 텔레 스키는 2시간도 못 타지만 수다는 몇 시간째 계속이다. 주(主)와 객(客)이 한참 전도되었다. 다가오는 5월에는 (사)텔레마크스키협회의 발기식을 갖기로 잠정적인 합의를 했다. 스키와 수다를 사랑하는 많은 선후배님들의 참석으로 오늘 햇빛에 반짝반짝 빛나는 합포오네 스키장처럼 활기찬 시작을 기대하자. "아무쪼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