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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가 함께 한 루스츠에서의 꿈 같은 스키 이야기
심*선 2020-02-26

3대가 함께 한 루스츠에서의 꿈 같은 스키 이야기

 

칠순을 넘긴 우리 남편은, 겨울에는 시즌권을 사서 거의 매일 스키를 타러 다니는 늦깎이 스키 매니아 입니다. 그리고 벌써 6년째  매 겨울마다 한 두 번은 일본에 스키를 타러 다니고 있습니다.

저는 스키를 타기 시작한지는 오래 됐지만 60살을 넘어서는 1년에  한 두 차례 피크닉 가는 기분으로 스키를 탔던 사람인데, 4 년 전 남편의 강력한 권유로 루스츠에  함께 가서 일본 스키의 맛을 보고는 매년 남편의 일본 스키여행을 따라 다니고 있습니다.

스키와 함께 온천 (특히 노천 온천), 음식들을 즐길 때 마다, 우리 가족 모두 루스츠에 가서  함께 스키를 타는 꿈을 꾸곤 했었는데 , 올해 드디어 제 꿈을 이루었습니다. 2.16-22간 우리 부부와 두 딸네 식구 모두 합해10명이 함께 모여 말 그대로 꿈 같은 1주일을 보냈습니다.

멀리 샌프란시스코에서 와 준 큰 딸네는 거의 주말마다 10살짜리 쌍둥이 남매를 데리고 타호로 스키 타러 다니고, 방학 등 기회가 될 때마다 휘슬러, 텔류라이드, 타오스, 파크시티 등으로 스키여행을 다니는 가족 스키 매니어 들인데, 루스츠에서는 무엇보다 눈의 질에 놀라는 듯 했습니다.  손자녀석이 서투른 한국말로, “할머니, 여긴 타호 하고 달라요. 아이스도 없고, 흙도 없고, 눈이 진짜 많아요”. 4식구 모두 tree run에 푹 빠져, 툭하면 슬로프에서 없어지곤 해서 같이 즐길 시간도(?) 없었을 정도였습니다. 

자동차 주차하고 스키를 꺼내 들고 주차장에서부터 슬로프까지 걸어야 했던 큰 딸네는 슬로프로 바로 이어지는 호텔의 락카 시설에도 큰 감명을 받는 듯했습니다.

올해 처음 스키를 신어 본 3살 5살 아들을 데려온 서울에서 사는 작은 딸네는 결혼 후에는 아이들이 너무 어려 스키장에 갈 기회가 별로 없었지만, 어려서부터 스키를 좋아해서 알프스나  미국 등에서 스키를 탔던 부부입니다. 루스츠 여행을 계획하며 이 어린 손주들이 스키를 거부하면 어쩌나가 제일 큰 고민이었는데, 오히려 두 아이 다, 단 하루도 안 빠지고 스키를 타겠다고 하여 문제였습니다. 아이들이 쉬어 주어야 어른들끼리 만의 스키를 즐길 수 있었을테니까요^^ 어쨌든 자기들 부모는 물론 나머지 식구 6명의 환호성과 격려 속에 두 손주 모두 스키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서툴지만 도움없이 혼자 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빠른 발전은 일본의 푹신하고 넓은 슬로프 덕분이라 여겨집니다. 눈에 박혀 넘어지고 뒹굴어도 마냥 재미있어 하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서툰 꼬마들이지만 작은 딸네가 욕심껏 끌고 밀고 해서 Heavenly View 코스로 데려오는 바람에 온 식구가 글자 그대로 천국 같은 멋진 코스를 함께 탈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Isola 정상에서의 멋진 사진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일본 스키의 문제점이 간혹 날씨가 흐리거나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인데 , 1주일 내내 날씨가 좋아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스키를 탔습니다. 사흘째 되는 날 아침에는 눈이 하도 예쁘게 와서 손주들 모두와 눈사람도 만들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손주 녀석들은 자기들은 눈사람을 처음 만들어 보았다며 뿌듯해 했습니다.


스키가 끝나고 호텔에 오면 바로 온천으로 갑니다. 4년 전엔 없던 새 온천장이 호텔에 생겼는데 시설이 훌륭하여 우리 모두를  매일 달려가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꼬마 녀석들도요. 가끔 수영장을 가겠다는 녀석들이 있어 어른들이 번갈아 가며 데리고 가기도 했습니다.

온천이나 수영장에서 돌아오면 5시반, 혹은 6시가 되어 저녁 예약시간에 맞추어 가기 빠듯하나 모두 서둘려 식당으로 일사분란하게 향합니다. 호텔에서 주는 실내복이 이럴 때는 아주 유용합니다.



홋카이도 고유의 음식재료 등으로 유명한 뷔페를 위시하여, 정중한 대접을 받는 느낌의 일본정식, 제대로 된 코스와 view가 근사한 프랑스 식당, 피자가 맛있는 이태리 식당, 그리고 10명이 원탁에 앉아 즐겼던 중국식당까지 모두 다 같이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 할머니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말입니다. 


저녁 후엔 8시 반에서 9시까지 보여주는 프로젝션 맵핑 (Projection Mapping) 쇼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영상과 소리 자체도 좋았지만, 호텔 건물을 이용하여 야외에서 보여주기 위해 스키장의 모든 불을 끄게 되는데 덕분에 스키장 이전의 태고의 루스츠 고원에 들어서는 착각이 들 정도의 깜깜함과 고요함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1주일의 길다면 긴 여행을 마치고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가며 큰 딸이, 이런 꿈 같은 여행을 가족 모두가 할 수 있게 해주어 고맙다고 몇 번이나 인사하더니 내년에도 또 모두 모여 스키 타자고, 내년에는 자기가 미국으로 모시겠다고 큰 소리 치며 갔습니다. 하지만 몇시간 안되어 들어온 메시지는 “엄마, 아무리 생각해봐도 루스츠 만큼 좋은 곳은 못 찾을 것 같아요. 어쩌지요?”

                                                                                                                                                                    끝.